냉동실이 창고가 되는 과정
냉동 보관의 문제는 상하는 것보다 잊히는 것입니다. 온도가 낮아 변질 속도는 느리지만 그렇다고 품질이 그대로 유지되지는 않습니다. 공기와 닿은 표면은 수분이 빠지면서 식감과 맛이 떨어지고,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정도가 커집니다.
통째로 얼린 재료는 꺼내는 일 자체가 부담입니다. 한 끼만 필요한데 전체를 녹여야 하니 결국 손이 가지 않고 안쪽으로 밀립니다.
- 포장 그대로 넣어 한 끼만 쓰기 어려운 상태
-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봉지가 안쪽에 쌓인 상태
- 공기가 많이 든 봉지에 담겨 표면이 마른 상태
고기 소분은 사 온 날 바로
고기는 집에 도착한 날 바로 나누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루 이틀 냉장에 두었다가 얼리면 이미 신선도가 떨어진 상태로 보관하게 됩니다. 나눌 때는 한 끼에 쓰는 양을 기준으로 삼고, 애매하면 조금 적은 쪽으로 잡습니다.
- 키친타월로 표면 물기를 가볍게 눌러 제거합니다.
- 한 끼 분량씩 나누어 랩이나 지퍼백에 담습니다.
- 공기를 최대한 빼고 납작하게 눌러 모양을 잡습니다.
- 내용물과 날짜를 적은 뒤 평평하게 눕혀 얼립니다.
- 완전히 언 뒤에는 세워서 정리하면 자리를 덜 차지합니다.
납작하게 만드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얼리는 시간이 짧아져 품질 저하가 덜하고, 해동할 때도 훨씬 빠릅니다. 두껍게 뭉친 덩어리는 겉이 녹을 때까지 속이 얼어 있어 조리 시간이 들쭉날쭉해집니다.
채소와 밥은 조리 상태로 나누기
채소는 그냥 얼리기보다 쓸 형태로 손질해서 얼리는 편이 실제로 활용됩니다. 대파는 송송 썰어서, 양파는 채 썰어서, 애호박은 반달로 잘라서 나눠 두면 꺼내자마자 팬에 넣을 수 있습니다. 다만 수분이 많은 채소는 해동 후 물러지므로 생으로 먹는 용도보다 국이나 볶음에 쓰는 것이 맞습니다.
채소 손질 요령
- 씻은 뒤 물기를 충분히 털어 내고 담습니다.
- 한 번에 쓸 양만큼 나눠 여러 봉지로 만듭니다.
- 봉지 안 공기를 빼고 납작하게 만듭니다.
- 잎채소는 살짝 데쳐 물기를 짜서 뭉쳐 두면 부피가 줄어듭니다.
밥 소분
밥은 갓 지어 뜨거울 때 한 공기씩 용기에 담고 뚜껑을 덮어 김을 가둔 뒤 식힙니다. 이렇게 하면 수분이 남아 데웠을 때 식감이 낫습니다. 다만 뜨거운 상태로 바로 냉동실에 넣으면 주변 온도를 올리므로 한 김 식힌 뒤 넣습니다.
밥은 오래 둘수록 식감이 떨어지므로 며칠 안에 먹을 만큼만 만들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라벨과 자리 배치
소분까지 해 놓고 라벨을 생략하면 결국 정체불명의 봉지가 됩니다. 라벨에는 내용물과 넣은 날짜를 함께 적습니다. 날짜가 있어야 오래된 것부터 꺼내 쓰는 순서가 유지됩니다.
| 구분 | 표시 항목 | 배치 위치 |
|---|---|---|
| 고기류 | 종류, 용도, 날짜 | 안쪽 아래 서랍 |
| 채소류 | 종류, 손질 형태, 날짜 | 중간 서랍 앞쪽 |
| 밥과 국 | 메뉴, 인분, 날짜 | 손이 잘 닿는 앞칸 |
세워서 보관할 수 있는 상자나 파일꽂이를 쓰면 서랍을 뒤지지 않고 위에서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자주 쓰는 것을 앞에, 오래 둘 것을 안쪽에 두는 원칙만 지켜도 잊히는 재료가 줄어듭니다.
해동과 재냉동에서 주의할 점
해동은 냉장실에서 천천히 하는 방법이 안전합니다. 시간은 걸리지만 온도가 낮게 유지되어 상태 변화가 적습니다. 전날 저녁에 옮겨 두면 조리 당일이 수월합니다.
- 실온에 오래 꺼내 두는 방식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 급할 때는 밀폐한 상태로 찬물에 담그고 물을 자주 갈아 줍니다.
- 전자레인지 해동을 썼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조리합니다.
- 채소나 밥은 해동 없이 바로 가열하는 쪽이 식감이 낫습니다.
한 번 녹인 재료를 다시 얼리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해동 과정에서 표면 온도가 올라가고 조직이 손상되어 다시 얼렸을 때 식감과 상태가 눈에 띄게 나빠집니다. 소분을 한 끼 단위로 하는 이유도 재냉동할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초보자가 자주 실수하는 부분
- 포장 그대로 통째로 얼리기한 끼만 쓰려 해도 전체를 녹여야 해서 결국 손이 가지 않습니다. 사 온 날 한 끼 단위로 나누어 두면 꺼내 쓰는 부담이 사라집니다.
- 라벨 없이 넣기며칠만 지나도 내용물과 시기를 구분하기 어려워집니다. 내용물과 날짜를 적어 두어야 오래된 것부터 쓰는 순서가 유지됩니다.
- 녹인 재료를 다시 얼리기해동 과정에서 조직이 손상되어 다시 얼리면 식감과 상태가 크게 떨어집니다. 필요한 만큼만 꺼낼 수 있도록 처음부터 작게 나누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 체크리스트
- 고기를 사 온 날 한 끼 단위로 나누었는가
- 봉지 안 공기를 빼고 납작하게 만들었는가
- 채소를 쓸 형태로 손질해서 얼렸는가
- 밥을 한 김 식힌 뒤 넣었는가
- 내용물과 날짜를 라벨에 적었는가
- 오래된 것을 앞쪽으로 옮겨 두었는가
자주 묻는 질문
- 냉동실에 얼마나 오래 둘 수 있나요?
- 품질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떨어지므로 가능한 한 빨리 쓰는 편이 좋습니다. 종류와 포장 상태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날짜를 적어 두고 순서대로 소비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표면이 심하게 마르거나 색이 변했다면 상태를 확인하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 지퍼백과 밀폐 용기 중 어느 쪽이 나을까요?
- 고기나 채소처럼 납작하게 눌러 얼리는 재료는 지퍼백이 편리하고 자리도 덜 차지합니다. 밥이나 국처럼 형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은 용기가 낫습니다. 두 가지를 용도에 맞게 섞어 쓰는 방식이 가장 무난합니다.
- 얼린 채소를 해동해서 써야 하나요?
- 국이나 볶음에 쓸 채소는 해동 없이 바로 넣는 편이 낫습니다. 해동하면 물이 많이 나오면서 물러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물기가 튈 수 있으니 기름을 쓰는 요리에서는 불을 조절하며 넣으시기 바랍니다.